본문 바로가기
경기·선수·팀 분석&축구입문

[잉글랜드vs독일 리뷰] 오늘만큼은 '더 풋볼' 스털링이다

by 둥이의 풋볼 2021. 6. 30.
728x90
반응형

잉글랜드가 드디어 토너먼트에서 독일을 이겼습니다. 1966년 이후로 55년만에 이룬 승리인데요. 잉글랜드의 이번 대회 모든 득점을 책임졌던 스털링과 오랜만에 침묵을 깬 케인이 득점을 올리며 8강에 진출했습니다. 두 팀의 경기, 어땠는지 살펴볼까요?

잉글랜드의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번 대회 내내 백4를 사용하다 처음으로 백3 카드를 꺼냈습니다. 이전에도 자신들과 전력이 비슷하거나 강한 팀을 만나면 수비 쪽에서 안정감을 주기위해 백3로 나오곤 했죠. 공격에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부카요 사카가 선발 출전했네요. 

 

독일은 그나브리 대신 베르너를 출전시켰고 나머지 자리는 변화가 없습니다.

 

두 팀 모두 공격 작업을 할 때 수비 뒷 공간을 노리는 것은 같았지만 방법은 달랐습니다.

독일은 베르너를 향해 중앙으로, 잉글랜드는 측면에 있는 스털링와 사카를 향해 긴 패스를 넣어줬죠.

베르너와 하베르츠가 첼시에서의 호흡을 이어나가며 좋은 연계를 보여줬습니다. 베르너가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며 선제골의 기회를 날렸네요.

 

잉글랜드는 측면 전개 외에는 코너킥, 프리킥 등 세트피스로 득점을 노렸지만 효과는 미미했습니다. 그렇게 전반전은 별다른 주요 장면없이 마무리됐습니다.

 

 

독일은 후반전부터는 측면을 공략했습니다.

 

고젠스의 크로스를 하베르츠가 발리슛으로 연결했으나 픽포드가 멋지게 막아냈습니다. 처음으로 고젠스의 왼발 크로스에서 뭔가가 나올뻔했네요.

 

67분 베르너 out 그나브리 in

 

곧바로 잉글랜드는 사카out 그릴리쉬 in

 

두 감독의 동시 교체는 상반된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릴리쉬가 왼쪽, 스털링이 오른쪽에 배치됐는데 이것은 잘 막던 독일 수비에 변수가 됐습니다.

 

74분 스털링이 측면을 파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중앙으로 들어갑니다.

드리블 한번에 수비 네 명을 끌어당겼고 그릴리쉬의 마크맨이 사라졌네요.

케인이 홀로 있는 그릴리쉬에게 내줬고 그릴리쉬는 바로 측면에 있는 루크 쇼에게 내줍니다.

쇼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스털링이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스털링의 드리블 방향 선택과 패스 후 움직임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스털링은 드리블 시작 이후 박스 안으로 질주하며 수비수를 끌고 간 것은 물론 빈 공간을 빠르게 찾아 들어가는 능력이 정말 대단햇습니다. 원래도 드리블이 좋았지만 그동안 펩 과르디올라 감독 아래에서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향상된 모습이였습니다.

드리블 방향 선택에서도 위치는 조금 다르지만 스털링과 사카는 비슷한 수비상황에서 완전히 다른 결과를 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후 스털링은 패스 미스 한방으로 역적이 될 수 있었지만 다행히 뮐러가 '네가 가라 8강 슛'을 날려줬네요.

위기 후 기회가 왔죠. 하프라인 근처에서 볼을 차단한 루크 쇼는 왼쪽 측면에 있는 그릴리쉬에게 패스, 그릴리쉬의 크로스를 케인이 헤더로 연결하며 대회 첫 득점과 동시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여기서도 스털링이 측면으로 벌려주며 왼쪽 측면과 중앙에 넓은 공간을 만들어줬습니다. 스털링의 속도와 드리블이 워낙 좋다보니 뤼디거, 고젠스까지 두 명의 선수가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네요.

 

이후 독일은 엠레 잔, 르로이 사네를 투입했고 롱볼로 잉글랜드 위험지역에 볼을 붙였지만 잉글랜드의 높이를 이길 수 없었죠.

 

잉글랜드는 역시 창의적이지못한 공격력을 보여줬지만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사카를 빼고 그릴리쉬를 투입하며 변화를 준 것이 적중했고 스털링이 득점뿐 아니라 공간을 만들어주는 역할까지 아주 좋은 활약을 했습니다.

 

저는 지금의 잉글랜드가 그릴리쉬, 산초, 포든 등 재능있는 선수들로 굉장히 화려한 공격진을 보유한 것 같지만 사실 진짜 강점은 수비라고 생각합니다. 수비가 중요한 토너먼트에서 매과이어의 가세는 잉글랜드 수비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공격수들은 마음 편히 득점에 집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독일은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고젠스의 왼쪽 측면에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못하며 한 골도 넣지 못했습니다. 고젠스는 크로스도 단 1회에 불과했고 잉글랜드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볼을 잡은 횟수도 많지 않습니다.

잉글랜드전 볼터치 위치

 

포르투갈전, 헝가리전 볼터치 위치

상대가 잘하는 것을 완전히 차단한 후 조금씩 골문을 두드린 잉글랜드는 독일보다 적은 슈팅, 낮은 점유율, 낮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지만 오랜 천적을 이길 수 있었습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