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가 유로 2020 16강전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기적같은 동점을 만들어내며 결국 승부차기에서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번 승리는 스위스에게 큰 의미가 있죠. 메이저대회에서 프랑스에게 첫 승을 거뒀기때문입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했고 이번 대회에서 역시 초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프랑스가 왜 16강에서 탈락했고 스위스는 어떻게 역사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프랑스의 선발 라인업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스위스는 조별리그 3차전과 같은 라인업을 들고 나왔습니다.
프랑스는 자신들이 잘하는 백4 대신 백3를 들고 나왔습니다. 뤼카 디뉴, 에르난데스, 쥴스 쿤데까지 측면 수비 자원이 모두 부상으로 빠진터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그래서 백3로 가운데 랑글레, 좌우에 킴펨베와 바란이 나왔고 가장 중요한 왼쪽 윙백에 미드필더 라비오가 출전했습니다.
경기 시작 휘슬이 불면 기본 대형을 알 수가 있는데요. 중앙에 세 명의 센터백을 두고 라비오가 보다 경기장 안쪽으로 들어오는 동작을 보여줍니다. 선수 대형에 변화를 줬기 때문에 두 선수의 활약이 이번 경기에서 굉장히 중요했죠.
프랑스의 백3는 스위스가 중앙에서 찔러주는 패스는 비교적 잘 막았습니다. 센터백 세 명에 캉테와 포그바까지 내려와주니 중원은 두터울 수 밖에 없는데요. 문제는 측면이였습니다. 스위스의 왼쪽 윙백 주버가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려줬고 랑글레는 자신의 마크맨인 세페로비치를 전혀 방해하지 못하면서 헤더 실점을 내줬습니다.
라비오는 낯선 왼쪽 윙백 자리에서 비교적 잘해줬습니다. 음바페나 벤제마 등 공격수들이 측면으로 빠져줬을 때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해주면서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습니다. 수비에서도 킴펨베와 좋은 호흡을 보였죠.
오히려 문제는 파바르가 있는 오른쪽에서 자주 발생했습니다. 스위스는 왼쪽 스토퍼로 출전한 리카르도 로드리게스가 왼쪽 윙백의 움직임을 가져가줬고 주버와 함께 프랑스의 우측면을 흔들었습니다.
파바르는 라비오와는 반대로 수비상황에서 자리를 자주 이탈했고 우측 스토퍼 바란은 그 지역을 커버하기 위해 측면으로 빠졌습니다. 결국 랑글레와의 간격이 벌어지는 상황이 발생했죠. 결국에 이 상황에서 바란이 경고를 받기도 했고요.
프랑스는 파바르와 바란의 간격이 벌어져서 위험 상황을 계속해서 맞았습니다. (파바르는 결국 후반에 PK까지 내줍니다)
경기 중 파바르의 잘못된 위치 선정이 바란을 계속해서 힘든 상황에 놓이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프랑스는 랑글레를 빼고 코망을 투입하며 원래 자신들이 하던 백4로 전형을 바꿉니다. 확실히 후반에 프랑스의 경기력이 살아났어요.
라비오는 윙백에서 백4의 왼쪽 수비를 맡게 됐는데요. 바란과 킴펨베가 보다 더 중앙 지역을 보호하면서 측면에 수비 지원을 나가기가 어려워졌죠. 라비오의 왼쪽도 공간이 많이 발생했습니다.
공격수들의 유기적인 플레이와 포그바의 원더골이 나오며 단숨에 3골을 만들어내며 역전에 성공한 프랑스.
후반 80분, 스위스가 우측면을 공격합니다.
음바부에게 볼이 연결됐을 때 라비오가 음바부에게 붙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코망이 크로스를 시도하는 음바부를 따라갔지만 혼자서 둘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였죠. 라비오 옆에 캉테가 있기때문에 측면 수비를 나가야했죠. 라비오는 이날 경기에서 위치를 잡느라 힘들었을 것입니다. 이 장면에서 또 한번 세페로비치에게 헤더를 내주며 실점을 했습니다.
마지막 실점 장면을 보겠습니다. 이 장면에서는 스위스 선수들이 측면에 위치하고 있지 않으며 프랑스의 수비라인이 중앙에 집중되었습니다. 이때 스위스 선수들의 움직임을 정말 칭찬해주고싶어요. 4명의 선수가 각자 다른 방향으로 뛰어나가며 수비간격을 벌려줬고 공격과 수비 모두 일대일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자카의 패스를 받은 가브라노비치는 킴펨베를 녹였고 동점골에 성공합니다.
프랑스는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극복하지 못했고 스위스는 프랑스의 약점을 집중 공략하며 메이저 대회에서 처음으로 프랑스에 승리를 거뒀습니다. 스위스의 조별리그 경기를 보면 경기를 거듭할수록 조직력이 좋아지는 느낌을 받았는데 프랑스까지 잡아내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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