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가 우크라이나를 가볍게 제압하며 유로 대회 4강에 진출했습니다. 잉글랜드는 오랜만에 4골을 넣으며 다득점 경기를 했고 여전히 대회 무실점 기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경기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라인업
우크라이나는 16강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3백으로 나왔습니다. 팀에서 경기당 평균 가장 많은 슈팅을 해주는 마리노프스키가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되며 공격 상황에서 슈팅 전환 비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죠.
잉글랜드는 지난 독일전과 달리 4백으로 나왔으며 제이든 산초가 대회 첫 선발 출전을 합니다. 마운트도 선발로 나오며 공격쪽에 무게를 두었고 라이스가 부상을 털고 선발로 나왔습니다.
경기 시작 후 얼마 안돼서 잉글랜드의 선제골이 나왔습니다. 스털링의 침투 패스를 케인이 그대로 마무리했습니다. 잉글랜드는 스털링이 8강까지 멱살잡고 끌고 왔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번 경기에서도 그 존재감을 이어갔습니다.
잉글랜드는 스털링과 쇼가 있는 왼쪽 측면 공격이 강하다는 것은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알 것입니다. 그렇다면 첫 선발로 나온 산초는 어떤 모습을 보여줬을까요?
산초는 오른쪽 라인 끝에 위치를 잡고 서있었습니다. 볼을 잡으면 연계를 통해 중앙으로 들어오며 왼쪽 측면으로 전환해주는 모습이 종종 나왔습니다. 볼 터치 횟수를 보면 공격진에서 가장 많은 터치(60회)를 하며 볼이 산초를 많이 거쳐갔지만 위협적인 모습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습니다.
전반 중반 이후에는 스털링과 위치를 바꾸며 왼쪽으로 갔지만 역시 별다른 활약은 없었으며 오히려 오른쪽으로 간 스털링은 빠른 드리블 돌파로 존재감을 드러냈죠.
잉글랜드 세트피스 전술
경기를 보면서 잉글랜드의 세트피스가 왜 강한지 집중적으로 봤습니다. 잉글랜드는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앨런 러셀을 공격 코치로 영입하며 공격뿐아니라 미식축구에서 착안한 세트피스 전술을 팀에 입혔고 재미를 봤던 적이 있죠.
잉글랜드의 네번째 골 장면입니다. 코너킥 상황에서 선수들의 위치를 보면 매과이어, 스톤스 등 장신 선수들은 멀찌감치 뒤에 있고 난데없이 스털링이 골문과 가장 가까운 쪽에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잉글랜드의 세트피스 상황을 보면 페널티 박스 안으로는 항상 5명의 선수만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스털링이 골키퍼 앞에 수비수들을 막아주고 장신선수 센터백 두 명과 중앙 미드필더 두 명이 진짜 득점 임무를 맡는 것이죠. (3백 사용시, 센터백 3명 + 중앙 미드필더 1명)
5명으로만 세트피스 공격을 하고 키커를 제외한 나머지 네 명은 수비 가담을 하니 역습 허용도 잘 당하지 않습니다.
아래는 16강 독일전 코너킥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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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장면이 같은 장면이 아니라 각각 다른 코너킥 상황인데요. 여기서도 보이는것처럼 스털링이 가장 앞쪽에서 뤼디거를 막고 네 명의 선수가 뒤쪽에서 침투합니다.
다시 우크라이나전을 보겠습니다.
코너킥 상황을 가까이서보면 스털링이 뒤에 있는 선수들을 위해 '벽 역할'을 정말 잘 소화해줍니다.
우크라이나 선수들의 수비 위치를 보면, 골대 쪽에 한명씩 서있는 선수들은 공을 바라보는 역할을 맡고 나머지 네 명의 선수가 뒤쪽에서 달려들어오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잡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잉글랜드 선수들의 높이와 움직임을 당해내기는 역부족이였죠.
잉글랜드의 프리킥 공격을 볼까요?
여기서도 스털링은 미끼 그리고 벽 역할을 합니다. 맨 앞쪽에 스털링이 수비벽 끝에 있는 선수를 골대쪽으로 밀고 들어갑니다. 이 역할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냥 밀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수비라인을 물러나게해서 오프사이드 라인을 깨버리는거죠.
스털링이 밀고 들어간 자리는 뒤쪽에 있던 라이스가 돌아들어갑니다. 공이 날아오는 방향에서 라이스가 크게 돌아뛰니 수비가 집중을 안할 수가 없겠죠.
잉글랜드는 앞쪽에 과부하를 걸어주며 수비의 시선이 쏠리게하고 뒤쪽에서 실질적으로 득점을 노릴 수 있는 매과이어와 스톤스에게 일대일 상황을 만들어주며 확률 높은 싸움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잉글랜드는 경기 중 두 번의 코너킥 상황에서 한 골을 기록하며 적은 기회를 살렸고 공중볼 경합에서 8:3으로 앞서며 높이에서 강점을 드러냈습니다. 왼쪽에서의 크로스 두 번으로 두 골을 만들어냈는데 역시 크로스 8개 중 6개를 성공하며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고요.
여기에 상대의 뒷공간이 조금이라도 열릴 경우, 스털링과 워커가 동시에 침투하며 수비의 시선을 분산시킵니다. 이렇게 양쪽에서 뛰어주면 수비가 자리를 잡기 어려워지며,
패스를 받지 못한 선수가 어찌됐든 공격에 합류하며 공격 숫자를 늘려주는 역할을 해줍니다.
대회 중 포든 -> 사카 -> 산초를 투입하며 오른쪽 측면에 대한 고민을 이어오고 있지만 아직 주전을 낙점하지 못한 잉글랜드지만,
1. 성공률 높은 왼쪽 측면
2. 역할 확실한 세트피스 전술
이 확실한 두 가지 전술로 4강까지 진출한 잉글랜드가 덴마크를 상대로 승리하며 사상 최초로 유로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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