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20 4강전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경기는 승부차기까지가는 접전 끝에 이탈리아가 승리했습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자신들의 축구가 확실한 팀들이죠. 맞붙었을때마다 전술 대결로 늘 화제를 모으는 두 팀의 대결입니다. 이번 경기는 어떤 모습을 보여줬을까요?
라인업
이탈리아는 선발라인업에서 딱 한 자리가 바뀌었습니다. 바로 왼쪽 수비 포지션입니다. 주전 수비수인 스피나촐라가 8강전에서 부상을 당하며 에메르송이 그 자리를 대체했죠. 이탈리아 측면 공격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스피나촐라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가 관건이였습니다.
모라타가 빠졌고 오야르사발이 선발로 투입됐습니다. 공격수들이 포지션을 자주 바꾸면서 공격할 것이 예상됐죠. 수비에서는 파우 토레스가 빠지고 가르시아가 선발로 복귀했습니다. 16강, 8강에서 모두 연장을 치른 스페인이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을지 주목됐습니다.
경기는 스페인이 압도했습니다. 오랜 시간 볼을 소유했고 득점 찬스도 자주 만들면서 예상 외의 경기가 진행됐습니다.
이탈리아는 슈팅 단 한번에 그치며 공격적인 모습을 잃었는데요. 관건이였던 왼쪽 측면 공격은 에메르송이 스피나촐라의 역할을 그대로 이어가는듯 보였습니다. 이탈리아의 왼쪽 공격은 성공률이 좋았고요.
수비를 보호하지 못한 미드필더진
이날 이탈리아 선수들의 포지셔닝은 아쉬웠고 종종 나온 패스 미스는 치명적이였습니다. 특히 돈나룸마를 통한 후방 빌드업은 정말 최악이였습니다.
보통 골키퍼가 공을 잡고 짧은 패스를 연결할 때 선수들은 간격을 넓게 벌려서 패스의 선택지를 넓혀주는데 패스미스가 나올 경우 선수 간격이 넓기때문에 협력 수비를 들어가기에 취약하고 곧바로 상대에게 기회를 내줄 수 있다
이탈리아는 돈나룸마로 시작한 두 번의 패스 미스뿐만아니라 위의 빨간 박스 안의 공간을 잘 내줬습니다. 스페인의 부스케츠는 이 공간으로 넣어주는 패스를, 페드리는 이 공간 안에서의 위협적인 패스를 자주 시도하며 위협적인 상황을 자주 만들어냈습니다.
스페인 공격수들의 결정력이 조금만 더 좋았다면 실점을 내줬을 것입니다.
인시녜의 위치 그리고 왼쪽 공격
이상하게 이날 경기에서 이탈리아의 수비 간격은 멀었고 공격수들의 수비가담도 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인시녜의 위치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시녜는 수비 상황에서 조르지뉴보다 낮은 위치에 가서 수비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인시녜의 터치맵입니다. 이탈리아 진영에 자주 내려왔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왼쪽을 이탈해 중앙까지 커버를 하며 수비에 깊이 관여했죠. 인시녜가 낮은 위치로 내려갔다는 것은 스페인 골문과의 거리가 멀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공격수들과의 연계 플레이를 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죠. 에메르송이 자주 높은 위치로 올라가며 수비 지역을 비웠고 바렐라도 이날 전방으로 침투하는 역할을 부여받으며 이탈리아는 중원에서의 숫자 싸움에서 밀렸습니다.
벨기에전과 비교해보면 차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왼쪽 공격 비율이 눈에 띄게 떨어지면서 키에사와 바렐라를 활용한 우측 공격 비중이 더 올라갔네요.
후반에도 이탈리아의 수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탈리아는 수비 상황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지 못하며 계속해서 위험 상황을 맞았습니다. 에메르송과 바렐라는 돌아오지 않았고 전반에 적극적인 수비가담을 해준 인시녜도 내려와주지 못했습니다.
스페인이 수비라인을 전진시키며 자주 공격하다보니 뒷공간이 열리게 됐는데요. 이탈리아는 긴 패스로 스페인의 뒷공간을 한번에 노렸습니다. 인시녜와 임모빌레가 수비 뒷공간을 공략했고 이런 과정에서 키에사의 선제골이 나왔습니다. 라포르테의 차단을 키에사가 잡아서 좋은 슛으로 득점을 만들어냈습니다. 굉장히 간결하게 득점을 만들어냈어요.
선제 득점 이후 만치니 감독은 임모빌레를 빼고 베라르디를 투입하면서 키에사를 전방에 배치합니다. 실점을 내준 스페인이 라인을 더 끌어올릴 것이고 발빠른 키에사에게 한번에 찔러주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죠.
스페인은 페란 토레스를 빼고 모라타를 투입시킵니다. 스페인의 교체카드는 대성공이였습니다.
이탈리아의 약점을 파고든 스페인
모라타가 올모에게 패스를 내준 저 위치는 이탈리아의 수비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부분이였는데요. 이날 스페인은 측면보다는 중앙으로 자주 공격하며 결국 이탈리아의 수비를 뚫어냈습니다. 모라타의 속도와 패스 이후 움직임, 마무리 모두 완벽했습니다.
이후로 득점이 나오지 않으며 승부차기까지 이어졌고 모라타가 실축, 조르지뉴가 침착하게 마지막 득점을 넣으며 이탈리아가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기대득점값을 보면 이탈리아는 0.76, 스페인은 1.52점으로 스페인이 결정력만 조금 더 좋았다면 90분 내에 경기를 끝낼 수도 있었을텐데 아쉽게 됐네요.
결론
이탈리아의 경기력이 토너먼트에 접어들면서 조금은 떨어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스피나촐라의 부상 공백말고도 임모빌레의 존재감은 점점 떨어지고 있으며 체력적인 문제를 겪은 것인지 공격진의 수비가담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수비진에 부담감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행히 결승 상대가 역시 경기력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잉글랜드라 충분히 우승 가능성이 있지만 조금 더 분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페인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모습은 대단했습니다. 모라타, 모레노가 결정력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특유의 중원 장악, 점유 축구는 역시 건재했습니다. 그리고 예상 외로 세트피스에서 꽤 강점을 보여줬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거론도 되지 않은 스페인이지만 4강까지 올라오며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만약이지만 이번 경기에 세르히오 라모스가 있었더라면 적어도 알바가 귀요미 취급받는 일은 없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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