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이 안보이던 1차전 패배와 달리 루마니아와의 2차전에서 4골을 넣으며 간만에 조금 시원한 모습을 보여준 올림픽 대표팀. 상대가 전반에 퇴장당하며 일방적인 경기를 했지만 분명 1차전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 어떤 점이 달랐을까.
2차전에서는 다양한 공격 패턴이 나왔다. 뉴질랜드전에서는 상대 수비 피지컬을 고려하지 않는 크로스를 남발했고 이는 황의조를 좌절하게 만들었고 결국 고립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황의조와 이동경, 이동준과 설영우가 다양한 공격 패턴을 만들며 상대 수비를 골치아프게 만들었다.
'학범슨'의 선발 명단 변화:
이강인, 권창훈, 이유현, 이상민, 김동현 OUT → 이동경, 이동준, 설영우, 박지수, 정승원 IN
한 경기만에 1차전 선발 중 절반을 바꿨다. 전반부터 속도로 상대를 밀어붙여 선제골을 넣겠다는 학범슨의 의지를 볼 수 있었다. 1차전 후반에 이동경과 이동준, 송민규를 넣었을 때 패스를 넣어줄 수 있는 선수가 사라지며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선발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줬을까. 와일드카드 선발 이후 처음으로 실전 호흡을 맞추는 박지수와 기존 수비들의 호흡에 우려가 생겼다.
이동준의 오른쪽 측면
1차전은 엄원상이 주된 공격 루트였다면 2차전은 이동준이 있는 우측면이였다. 이동준쪽에서 다양한 전술 패턴이 나오며 상대 수비를 고전하게 만들었고 결국 이동준의 크로스에서 상대 자책골이 나오고 말았다.
정승원이 측면에 있는 이동준에게 내줬고 풀백 설영우는 상대 왼쪽 수비와 센터백 사이로 오버랩한다.
이동준은 황의조를 향해 크로스를 올렸고 상대 수비가 걷어낸다는 것이 자책골이 되고 말았다. 이동준의 크로스도 날카로웠지만 설영우가 침투하면서 센터백 간의 간격을 벌려줬고 여러모로 부담을 느낀 상대 수비는 제대로된 클리어를 하지 못했다.
2차전에서 이동준과 설영우의 공간으로 침투하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였다.
대한민국이 거세게 공격하자 루마니아 수비는 라인을 내릴 수 밖에 없었는데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의 중거리 슛이 종종 나왔다.
정승원의 중거리 유효슈팅 장면이다. 이동준은 왼쪽 수비와 센터백 사이 뒷 공간으로 돌아뛰는 움직임을 가져가며 수비가 정승원에게 접근할 수 없게 만들어줬다. 설영우 역시 측면으로 뛰는 동작을 취하며 왼쪽 수비가 반응하게 만든다. 공을 잡은 선수가 다양한 선택지를 가져갈 수 있게 주변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줬다는 것이다.
반대쪽인 왼쪽에서는 어땠을까. 엄원상은 오른쪽에 있을 때보다 확실히 덜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고 공도 많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경기를 결정짓는 상황은 왼쪽에서 나왔다.
상대가 측면으로 빼는 패스를 강윤성이 반응하여 차단하는 과정에서 상대 수비의 경고 누적 퇴장을 유도한 것이다. 왼쪽 풀백 강윤성은 1차전보다는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했고 빠른 판단으로 대한민국은 남은 시간동안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강윤성은 팀 네번째 득점에 관여하며 도움을 기록하기도 했다. 나가야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잘 구분하는 선수같다.
올대 주전 풀백은 설영우
설영우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유현 대신 선발 출전한 설영우는 이동경의 팀 두 번째 득점을 도왔고 세번째 득점 전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맹활약했다. 이동준과 함께 상대 왼쪽 지역을 초토화시켰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영우는 본인이 침투하는 선수에게 적절한 패스를 넣어주기도 했고
직접 박스 안으로 침투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무엇보다 공을 가지지 않았을 때 빈 공간으로 침투하는 능력이 빛났다.
황의조의 중앙, 이동경의 하프스페이스
황의조는 몇 번의 완벽한 찬스를 놓쳤지만 그래도 1차전보다는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센터서클에서 공을 잡은 권창훈은 앞쪽에 있는 이동경에게 패스를 줬고
이동경은 수비 뒷공간으로 기가 막힌 패스를 넣어줬다.
골키퍼 정면으로 차며 아쉽게 기회를 날렸지만 그 과정이 너무나 깔끔했다. 대한민국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황의조의 득점은 필수다.
이동경은 경기장 중앙에서 황의조와 원투 패스를 주고 받으며 슈팅까지 연결하며 1차전보다 황의조를 활용한 플레이를 했다. 확실히 황의조는 권창훈, 이강인보다는 이동경과 더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이동경은 중앙과 하프스페이스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팀 두번째 득점도 이동경이 하프스페이스에서 때린 중거리슛에서 나왔다.
이동경은 페널티 박스에서 항상 머물면서 중거리 슛 또는 패스를 넣어줄 수 있는 위치를 잡고 있다. 선수가 밀집되어있는 상황에서 수비가 없는 공간에 있다.
동료의 움직임을 살려주는 패스를 잘 넣어줬고 특히 소속팀이 같은 이동준과의 호흡이 좋았다.
+) 박지수
마지막 골 상황에서 좋은 패스를 넣어준 박지수. 수비 상황이 많지는 않았지만 기술적인 패스를 선보이며 마지막 골의 상당한 지분을 차지했다. 속도와 힘에서 강점을 보여주는 박지수가 이번 경기를 통해 얻은 자신감으로 앞으로 좋은 경기를 펼쳐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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