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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잉글랜드의 승부차기, 그렇다면 누가 차야했나 [페널티킥 기록 체크]

둥이의 풋볼 2021. 7. 1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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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20 대회는 이탈리아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잉글랜드는 2분 만에 이른 선제골을 넣었지만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동점을 내줬고 승부차기에서 패하며 홈에서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잉글랜드의 승부차기 패배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바로 키커 선정에 대한 문제.

잉글랜드의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케인 - 매과이어 - 래시포드 - 산초 - 사카 순서로 키커를 선정했는데 래시포드부터 차례로 실축했고 여러 언론에서는 키커 선정을 패인으로 보고 있다. 왜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러한 키커 선정을 했고 결국 패했는지 알아보자.

 

전반적으로 키커를 보면 앞쪽으로 무게감을 둔 것을 알 수 있다. 첫번째 키커인 케인은 토트넘 소속으로 리그에서 27번의 페널티킥을 시도했고 그 중 24번을 성공하며 높은 성공률을 자랑한다. 승부차기에서 첫번째 키커의 중요성은 두 말 하면 잔소리이기때문에 케인이 첫번째 키커로 나선 것은 이의가 없다.

 

두번째는 매과이어다. 매과이어는 리그에서 페널티킥을 찬 적은 없지만 수비수치고 좋은 킥 능력이 있고 대표팀에서 36경기를 소화하며 비교적 경험 많은 선수다. 매과이어도 득점에 성공했기에 역시 괜찮은 선택이였다고 본다.

 

세번째는 래시포드. 래시포드는 맨유 소속으로 리그에서 8번의 페널티킥을 시도하여 6번 성공했다. 맨유가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영입하기전까지 페널티킥을 전담했던 선수였고 강력한 킥을 보유하고 있는 래시포드이기때문에 적합한 선택이였다고 생각한다. 래시포드는 골키퍼 돈나룸마를 잘 속였으나 골대를 맞추며 실축했다. 래시포드는 연장 120분에 투입되며 공을 두 번 밖에 잡지 못했고 갑작스런 투입에 경기 적응도 못했을 것이다. 조금 일찍 투입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다.

 

문제는 네번째부터다. 네번째 키커로 나선 2000년생의 제이든 산초는 이번 대회에서 백업으로 밀리며 단 3회 출전(1선발 2교체)에 불과했고 래시포드와 마찬가지로 연장 120분에 투입되며 공을 두 번 터치했다. 안그래도 입지가 밀리며 좀처럼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에게 너무나 큰 책임을 떠 안겨준 것이 아닌가 싶다. 산초는 1군 무대에서 단 한번의 페널티킥을 처리한 선수다. 대표팀에서 22경기를 뛰었지만 아직 결정적인 상황에서의 경험이 부족한 산초를 키커로 나서게 한 것은 패착이였다.

 

마지막 다섯번째 키커는 더 심각하다. 2001년생의 부카요 사카는 소속팀에서 페널티킥을 처리한 경험이 아예 없다. 심지어 국가대표 경기는 아홉번에 불과했고 그는 아직 이런 거대한 책임을 당해낼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그럼에도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사카에게 선수 생활의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말았고 사카는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팀에서 승부차기 또는 페널티킥 키커를 선정하는 것은 대부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다. 화려한 스쿼드를 자랑하는 대표팀에서 산초, 사카 외의 다른 후보는 없었을까?

 

 

연장 막바지 상황에서 승부차기 키커로 선정될 수 있는 선수는 누가 있었는지 살펴보자.

 

[후보 : 스털링, 필립스, 쇼, 스톤스, 워커, 헨더슨, 그릴리쉬, 코디, 제임스, 밍스, 벨링엄, 칼버트-르윈]

 

스털링 : 4번 시도 1번 성공

헨더슨, 코디, 제임스 : 1번 시도 1번 성공

그릴리쉬 : 1번 시도 성공 없음

필립스, 쇼, 스톤스, 워커, 밍스, 벨링엄, 르윈 : 경험 없음

(*리그 기록)

 

승부차기를 위해 투입되는 두 선수, 전혀 자신있는 표정이 아니다

 

이렇게 보니 후보 선수들의 페널티킥 기록이 썩 좋지 않다. 많은 전문가들이 스털링, 그릴리쉬, 헨더슨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이 있지 않았냐고 말하는데 사실 그들의 기록이 좋은 편이 아니다. 4번 시도해서 단 한번 성공한 스털링같은 경우는 스스로 거부했을 수도 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키커 선정에 대해 많은 비판을 할 수 있지만 마땅한 선수들이 없었다는 사실도 알아야한다.

 

 

결론

 

결국 대회를 앞두고 선수 선발하는 과정에 있어 이런 큰 대회 경험이 있는 선수를 선발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은 분명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있다. 우승팀인 이탈리아를 보면 연장 막바지에 승부차기만을 위한 선수 교체는 없었다. 지친 선수들, 전술적 변화를 주기 위한 선수 교체를 해주었을 뿐 선수들에게 막중한 책임감을 안겨주는 교체는 없었다는 것이다.

 

유로 1996 승부차기 결과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마지막 킥을 실축한 사카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것이다. 본인이 유로 1996 준결승에서 마지막 키커로 실축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선수 시절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1995년에 선발됐었다. 1996년 열린 대회에서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대표팀 경험은 현재의 사카와 같이 일천했다.

 

또 한번 승부차기에서 실패한 잉글랜드, 쉽게 지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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