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이의 풋볼 2021. 3. 30.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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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의 황금기라고 불렸던 2000년대 후반, 우리가 잊고 있던 선수들을 조명해보려고 한다. 아게로가 맨시티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낸다는 소식에 문득 생각난 인물이 있었으니..

 

엘라누를 떠올리고자 한다.

 

축구를 볼 때면 한 선수가 팀 전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의 경우를 살펴보면 맨유의 브루노 페르난데스처럼 말이다. 엘라누는 맨시티에서 뛰었던 공격형 미드필더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팀에서 핵심적인 활약을 했다.

 

그 당시 맨시티는 리그 선두자리를 다투던 팀이 아니었다. 태국의 전 총리 탁신 친나왓이 2007년 팀을 인수하며 재정적으로 많은 지원을 했고 감독 자리에는 스벤 예란 에릭손을 데려왔다. 더불어 많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엘라누가 팀에 합류한 것도 이 시기였는데 맨시티는 전 시즌에는 리그 14위에 위치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에릭손 감독은 롤란도 비앙키, 마틴 페트로프, 촐루카 등과 함께 엘라누를 샤흐타르 도네츠크에서 데려왔고 그를 적극 기용한다.

 

2007/08 시즌 리그 1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도우며 데뷔 첫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한다.

 

보통 브라질 선수들 중 프리미어리그에서 큰 발자취를 남긴 선수가 많이 않은데 추운 날씨로 적응하는데 굉장히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하지만 샤흐타르 도네츠크 시절 우크라이나의 추운 날씨를 이미 경험한 덕분인지 엘라누는 맨체스터 생활에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엘라누의 맨시티 데뷔골

엘라누는 첫 경기뿐만 아니라 이후 경기들에서도 꾸준한 활약을 보여줬으며 좋은 킥 능력이 있어 팀 내에서 모든 킥을 전담했다. 파워가 있는 슈팅과 정교한 감아 차기 모두가 가능한 선수였다. 또 속도가 빠르지는 않았지만 센스가 남달라 상대의 압박을 쉽게 벗어났다. 페널티박스 바깥에서는 좋은 킥으로 중거리 슛 득점을 올렸으며 박스 안에서는 탁월한 위치 선정으로 골문을 위협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첫 번째 시즌, 리그 34경기 8골을 포함하여 모든 대회에서 10골을 넣었다. 이 기록은 맨시티 팀 내 최다 골 기록이다. 

 

 

이렇게 많은 기대감을 안겨준 엘라누가 다음 시즌에도 좋은 활약을 이어갈 수 있었을까?

 

 

2007/08 시즌 리그 10위로 마친 맨시티는 에릭손 감독을 경질했고 이는 엘라누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엘라누는 에릭손 감독을 특별하게 생각했고 자신이 팀에 적응하는 것부터 경기에서 활약하는 것까지 많은 도움을 준 감독이라고 훗날 인터뷰에서 언급했다.

 

맨시티는 2008년 8월, 부의 대명사가 된 만수르가 구단을 인수하면서 보다 더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그 당시 스타였던 호빙요를 레알 마드리드에서 영입하며 맨시티에 빅네임 선수가 생겨난 것이다. 에릭손과 헤어진 엘라누지만 같은 국적 선수인 절친 호빙요가 팀에 합류하며 그에게는 또 다른 조력자를 얻게 된다.

 

호빙요와 함께 시즌 초부터 지난 시즌과 같은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브라질 국적 선수들 간의 파벌을 형성한다는 말이 나왔고 새로운 감독인 휴즈와의 관계도 그다지 좋지 못했다. 여기에 새로 영입된 스티브 아일랜드의 기량이 성장함에 따라 엘라누의 입지도 전 시즌보다 줄어들게 되었다. 이런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엘라누는 경기에 출전할 때마다 좋은 활약을 보여줬고 리그 28경기에서 6골을 포함해 모든 대회에서 10골을 넣었다.

 

감독의 눈 밖에 난 엘라누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브라질 대표팀에 선발되기 위해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터키의 갈라타사라이로 이적했고 그렇게 맨시티와의 시간은 끝을 맺게 된다.

 

 

엘라누는 맨시티에서 짧은 기간 활약했지만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었을 때도 있었으며 훗날 인터뷰에서도 본인의 기량이 절정에 이르렀던 시기는 맨체스터 시티에 있을 때였다고 표현할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막대한 자금과 함께 10년 사이에 여러 번의 리그 우승은 물론이고 챔스 우승을 노리는 팀으로 올라선 맨체스터 시티. 지금의 화려함 이전에 맨시티에는 엘라누와 같은 선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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